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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지인의 보험가입 권유,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이번에 보험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좋은 정보를 알려주려고 연락했어.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은 받게되는 연락이 아닐까 싶은 멘트(물론 나도 해봤다.)

정말 좋은 정보라면 내가 하면 될텐데, 왜 굳이 남들을 못살게 굴까?

물론 이거에 혹해서 보험가입을 하는사람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보험이라는건 사행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 그 도박이라던가 복권같은것의 사행성.

복권도 복권판매수익의 일부로 당첨금을 지급하듯, 보험금 역시 보험료를 모아 지급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험 가입을 잘 하려면, 결국 보험의 개념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이해를 해야만 한다. 거절하기도 그게 편하고.

뭐 하지 말라는건 아니고.. 보험도 잘들면 좋은거니까. 게다가 보험의 수혜자들은 찬양을 하게 마련이라서..;;

 

보험의 수익률은 그다지 높지 않다.

보험사는 기본적으로 리스크를 보장해주는 회사다. 원래 뱃사람들이 서로 곗돈 모으듯 모아서 안좋은일 생기면 주고 했던거에서 시작이니까.

 

보험의 수익률 표기 방식은 함정이 있다.

적금처럼 내가 낸 원금에 대한 이자가 아니라, 보험료+사업비를 공제한 금액에 대한 이자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저축성 보험에서 수익률 얘기할때 항상 이렇게 말하지만, 해지시에 원금을 되찾기까지 최소 7년이상 걸리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비과세'에 현혹될 필요 없다. 절대로. 특히 복리라는 말로 달콤하게 유혹하는데에 넘어가지 마라.

 

보험이 이득을 보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년을 유지해야만 한다. 그래야 비과세 적용이 되니까. 10년이상 유지시 비과세 혜택인게 아니고, 10년이상 장기금융상품에 대한 과세규정이 없어서 비과세 혜택이 되는 것이다.

 

복리라는것도 웃긴건데.. 우리 적금넣으면서 만기되어서 이자수령하고 그거 포함해서 예금만들고 운용해도 복리로 늘어나게 된다 -_-

 

사실 이걸로 이득을 보려면 내가 정말 대단한 자산가가 되어야만 한다. 티끌은 세금도 티끌만큼 내거든...

 

정말 큰 돈을 넣어두고(게다가 이게 부담이 되지 않고) 10년 이상 유지해서 이자가 최소 몇천만원 이상 나오는 경우에 유리하다는것이다.

 

실제로 이런 저축성 상품에 대한 영업가이드로, 법인회사 임원의 '퇴직금' 용도로 사용하라는 팁도 있었다. 

-사장님~ 사장님도 퇴직금 챙기셔야죠~ 법인명의로 이렇게 피보험자를 사장님 앞으로 두고 퇴직하실때 계약자를 사장님 앞으로 하시면 되요~ / 물론 이 방법은 이제 사용하지 못한다 ;;

 

결론 : 내가 정말 돈이 많은거 아니면 투자목적으로 운용하는거, 미련하다.

(의외로 가입할때 부담이 없다보니 설계사들이 초반에 많이 넣는다.)

 

여하튼, 개인적으로 추천해줄 수 있는 활용법은 이거다.

자녀가 생겨서, 자녀에게 성인이 되건, 결혼을 하건 목돈을 상속해주는 방법으로 매년 소액 적립을 하는 방법.

최소 20년, 요즘 추세라면 35년 이상을 불입하면 꽤 큰돈이 될 것이다. 이 상품에 대한 세금은 좀 아까울수도.

 

노후자금 마련의 용도로 사회초년생때부터 준비를 하겠다면, 보험을 이용해도 괜찮을 수 있다. 앞으로 금리는 더 낮아질 것이고, 초장기 운용을 한다고 생각한다면..(30대부터 시작한다고 치고, 60세 이후에 사용할 자금을 모으는 용도로 30세에 20년납 30년 만기상품, 40세에 20년납 30년 만기상품, 50세에 10년납 30년 만기상품을 각각 10만원짜리로 넣는다면, 60세, 70세, 80세에 용돈을 탈 수 있다(?) - 사실 이거 연금보험으로도 해결 가능하다.

 

보험의 목적을 잊지 말자.

보험 가입하면서 생각보다 많이 놓치는 부분인데. 이런저런 말에 혹해서 필요없는 담보를 넣는 경우다.

내가 혼자 살고 앞으로도 혼자 살거라면, 사망에 대한 담보는 딱히 필요 없다. 

내가 운전 안하면 운전자보험은 필요없다. 교통상해같은것만 넣으면 되지.

 

보험이라는거, 위험을 보장하는거다. 내가 가장이라면 갑자기 내가 아팠을 때 남은 가족이 최소한 버틸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것이다.

(사실 그래서 주부들이 남편에 대한 보장을 아주 빠방하게 넣는 경향이 있다. 특히 사망. 잘먹히기도 하고..)

 

그래서 '가입설계서'를 잘 봐야한다. 여기에 어떤 경우에 보상이 되는지, 그 담보의 보험료가 얼마인지가 잘 나와있다.

 

한달에 10만원짜리, 20년납이라면 2400만원이다. 보험은 생각보다 비싼 상품이다.

보험은 납입기간이 길고, 보장기간이 긴 것이 좋다. 길게 내기 싫다고 짧게 내는거..의외로 손해다.

 

 

그래도 이 담보는 꼭 가지고 가자.

몇가지 손해배상 성격의 보험들이 있다. 이건 있으면 좋다. 물론 해당없으면 안넣어도 되고.

순번은 우선순위가 아니다. 의식의 흐름일 뿐;

 

1.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 이건 가족중 한명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생각보다 비싸지도 않으면서 보장범위도 넓고, 보장액이 최대 1억이나 된다. 

'일상생활' 중 일어난 '사고' 라면 내가 실수로 친구 노트북을 부숴도, 차를 부숴먹어도(이게 되나?), 휴대폰을 부숴먹어도, 20만원만 내가 부담하면 보상을 해 준다. 

음 그러니까.. 우리 애가 학교가다가 친구 등을 툭 쳤는데 휴대폰이 떨어지고 하필이면 그게 하수구에 빠져서 찾을 수 없는 상황일 때.

이 담보를 쓰고 20만원을 보험사에 내면 된다. 깔-끔. 물론 20만원어치 등짝스메싱도 줘야지..

 

2. 화재보험

- 생각보다 많이 안가지고 있는 보험. 월세든 전세든, 내가 집에 살고있다면 그 집에 대한 화재보험 들어라.

화재보험 안에는 배상책임 담보도 있고(이게 중요) 불이 나거나 수도가 터지거나 한 경우 위/아랫집에 목돈을 배상해야하는경우가 있다. 이럴때 쓰면 된다. 보통 안드는 경우가 많은데, 실례로 어디 불나거나 하면 설계사들 그 주변 다니면서 화재보험 판다. 불난거 보면 경각심 생기거든.

 

3. 자동차보험 중 자동차상해 담보, 타차운전/타차손해 담보. 그리고 견인거리 확대.

- 자동차상해는 내가 자신없으면 무조건 넣자. 내과실 100%인 상황에서 정말 한줄기 빛이 되어준다.

- 남의차 운전하면 타차운전/타차손해 넣어두자. 남의차 망가뜨렸을때 내 보험으로 처리가 가능한다.

- 견인거리 확대.. 안쓰면 좋지만 그래도 없으면 속상할때가 분명 생긴다.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차가 퍼지거나, 운행이 불가능한 사고가 났는데, 고속도로 무료견인은 가까운 '안전지대'까지 견인을 해 준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가까운 센터가 30km 이상 떨어져 있다면... 생각보다 견인비가 비싸다.

운전자보험은 자동차보험에서 특약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생각보다 비싸지 않으므로 이렇게 넣어도 무방.

 

4. 실비보험

- 의외로 없는사람 많이 봤다. 다른 보장 없어도 실비만 있는 보험 하나정도는 꼭 넣자.

 

 

그래서, 어떻게 거절하면 좋을까?

보험 설계사들은 보통 장점만을 말한다. 그리고 내는 돈을 적어보이게 말한다.

그리고 보험사에서 이렇게 교육한다.

'설계서 가져갈 땐 비싼것과, 거기서 조금 줄인거 두개를 준비해라.'

비싼거 보여주고 그거 너무 비싸다 할때 좀더 싼거 보여주라는거.

 

내가 보험가입을 하려고 문의한 상황이라면 주보험과 특약을 잘 보자. 보장금액이 너무 높지는 않은지, 필요없는게 들어가있진 않은지, 그래서 내가 내는돈이 얼마고 이거 타먹으면 이득인지 아닌지. 그냥 받는돈만 볼게 아니다.

 

그냥 내가 설계사 시작했으니 넣어달라 하는 사람이 있다. 보험 하는동안은 연 끊을 생각 하고 한마디 해 주자.

- 나는 5년 미만의 설계사한테는 보험 안넣어.(사실, 1년도 못버티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족, 특히 숙모뻘의 어른이 권유하는 경우가 있다. 아무리 서운해도 안되는건 안되는거다.

- 숙모, 내가 정말 자금이 빡빡해요. 지금 들어줬다가 내가 불입 못하면 숙모도 곤란하잖아요.(초반에 해지크리 맞으면 설계사생활 지속 불가능하다.)

 

 

솔직히 보험사는 손해 안본다.

설계사에 지급하는 커미션은 설계사가 받아오는 보험료에서 지불되고, 일정기간 내에 보험을 해지하면 이미 불입된 보험료의 극히 일부만을 돌려줄 뿐더러, '환수'라는 이유로 설계사에게 지급한 커미션도 회수해버린다. 게다가 그 실적점수 감점을 보험가입 시점부터 다시 적용하기 때문에, 한개의 보험이 깨져서 수당 지급 구간이 달라져 버리는 경우에는 그 차액까지 다 뱉어야 한다. 

재수없으면 빚쟁이되는거 한순간. 설계사를 위해서도 이런방식의 영업은 없어져야 하는데...

 

보험사는 항상 '정도영업'을 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런저런 자료를 준다. 자기들 팔기 유리한 정보를 가공해서.

사실은 보험사는 설계사가 자식 설계사를 데리고 오면(리쿠르팅) 자식 설계사의 실적 일부가 설계사의 것이 된다. 이 자식 설계사가 많아지면 상도 주고, 한개의 팀 수준이 되면 팀을 만들어 준다. 팀장 혹은 매니저라는 이름도 달아주고. 그러면 이 사람은 본인이 영업 안해도, 아랫사람이 물고온걸로 소득이 나온다. 

회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자식 설계사가 어느정도 실적을 달성해야 월급이 나오는 경우에는 본인 계약을 그쪽으로 달아주기도 하고...

 

오죽하면 이것만 맨날 하는 설계사가 있을까.

 

뭔가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써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대충 요약하면 이거다.

'내가 보험을 대충이라도 알아야 쓸모없는 보험 가입 안하고, 거절도 잘 할 수 있다.'

'감정에 휘둘려서 가입하지 마라. 그거 몇천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