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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신안군 흑산면 여교사 성폭행 사건 그리고 네티즌에 대한 생각

요즘 큰 이슈가 되고있는 끔찍한 사건이죠..


섬에 있는 분교에서 근무하는 여교사를 강제로 밤늦게까지 술을 먹여 만취시키고 관사에 데려다준다는 핑계로 따라들어가 셋이서 윤간한 사건...


일단 그 모든걸 떠나 현명하게 대처해준 여교사에게 정말 감사와 위로를 보내고 싶습니다. 


저는 남자라 그 감정을 오롯이 이해하지는 못하겠지요. 하지만.. 그래도 그 끔찍한 상황에서 모든 증거를 확보하여 육지에 나와 신고한 그 모습에 너무 속상했습니다.


섬. 그것도 아주 작은 섬이라 그 섬 주민들은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도 한가족이겠지요.


외지에서 들어올 일도 없고.. 


그러니 한다는 말이 젊은여자가 꼬리치는데 당해낼 남자가 어디있냐.. 젊은사람들이 그럴수도 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서 말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데에 더 화가 납니다.


네, 물론 언론에서 편집을 하겠죠. 더더욱 그렇게 보이도록. 



그냥 생각을 주절거리는겁니다. 논리같은거 없어요. 따지든지 말든지 맘대로 하세요. 


시골에서는 정말 외지인에게 베타적입니다. 동네사람들이 모두 얼굴을 알고있기 때문에.. 모르는차가 들어오면 굉장히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지요.


그러다 그 사이에 있는 친지에게 인사를 하면 그제서야 납득합니다. 아~ 쟈가 그 아랫집 손자였어? 이러면서요.


모르는 사람이고 모르는 차라면? 

계속 쳐다보거나, 쳐다보지 않는 척을 하죠. 그리고 누군가 물어보겠죠. 어떻게 왔냐고.


어제 신안군청 자유게시판을 조금 보다가 닫았습니다. 네티즌들이 하는 행동.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닐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렇게밖에 분노를 표출할 창구가 없다는 의미도 되지 않을까요.


이게 지역감정으로 번지면 안된답니다. 전라도를 미워하지 말랍니다.


전 부모님이 모두 전북 사람입니다. 제 친구도 전남에 있습니다. 전라도에 아는사람들 많습니다.


지금 신안군의 일로 떠들썩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라도를 미워하지 않습니다. 


그 섬 주민의 자기가족 감싸기에 화가 나는겁니다.


흑산면.. 찾아봤습니다. 흑산면 가거도분교.. 가거도에 있구요..

흑산면은 사실상 신안군이라고 하기엔 너무 멉니다.


흑산면은 흑산도, 홍도, 만재도, 가거도 등이 있는 곳입니다. 신안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구요. 심지어 만재도와 가거도는 모 방송에도 나와서 아름다운 섬이니..이런말도 했었죠.



어제 군청 사이트를 봤다고 했습니다. 거기서 본 말도안되는 글이 몇개 있어 퍼왔습니다. 실명이 있어 이름은 지웠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것같네요.




어떤 네티즌이 이렇게 말했더니 댓글이... 굉장히 공격적이죠?



물론 공격적인 글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뭐 제가 뭔 말을 할려는지 아시겠죠?



이건 그 댓글 본인이 썼네요.

이걸 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우리가 분노한것은 그 힘없는 어린 여교사가 아주 작은 섬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갇혀서' 있었는데 도움을 청할 곳이 '아무데도'없었다는것입니다.


네, 이제 좀 막말을 해 볼게요.


성폭행이요? 네, 당할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 여자분들 그렇게 조심하고 염려하며 다니잖아요.

그냥 폭행, 살인이요? 네, 있을 수 있죠. 그냥 차타고 가다가도 칼빵맞는 세상인데요.

네 다른데서도 범죄 있어요. 근데 내 앞놈이 신호위반 했다고 나도 신호위반 해야하는건 아니잖아요.


내가 누구한테 맞았어요. 그럼 그냥 근처 지구대 아무데나 가면 되고, 그것도 멀면 그냥 지나가는사람한테 아저씨 저좀 도와주세요! 라고 하면 되잖아요.

아니 도와달라고가 아니고 누구 탁 찍어서 신고좀 해주세요! 라고 하면 되는거 아니에요?


이 당연한 일이 안된다는거라구요.

그래서 그 힘없는 어린 여교사가 자기 혼자서 증거를 모두 모으고 몇시간을 기다린 첫배를 타고 육지를 나가서 '경찰서'에 신고한 거라구요.


그 섬 주민 전체를 못믿는거라구요.

근데 그 지역에서 하루이틀도 아니고 며칠, 몇주이상을 지낸 그 교사가. 그 섬 사람들을 몰라서 못믿은게 아니잖아요.

정말로 내가 거기 있는 파출소 신고해봐야 아무런 조치도 되지 않을거라는거 아니에요.


심지어 이 사건은 조용히 넘어갈 뻔 했지만 그 여교사의 남자친구가 온라인에 올리면서 일이 커진거 아니에요. 그러면서 언론에까지 나오는 상황인거란 말입니다.


봐요. 육지까지 기껏 나와서 신고했는데 그냥 조용히 묻고 넘어가자? 아니 피의자 처벌만 제대로 되어도 이런일 안생기는거 아닙니까?


그게 안되잖아요. 그동네 사람들 다 못믿겠다구요.


위에 제가 썼어요. 신안군이라고는 하지만 흑산도는 상당히 멀고, 그냥 지역이 다른걸로 보는게 맞다고.


뭐 그 섬들끼리도 가까운 섬이나 교류하지 거가도랑 흑산도 사람들이 서로 교류가 많이 있겠습니까? 뭐 있을수도 있겠지만.


그 섬에서 무슨일 당하면 아무데도 의지할곳이 없다는거 아닙니까. 


이 사건은 그런 사건이잖아요.


염전노예사건도 그렇고. 그쪽 섬에서만 튀어나오잖아요.


아니 하다못해 그 위쪽 변산반도만 가도 그런말이 안나와요.


왜 거기서만 그러냐구요.


이래놓고도 말짱한 다른사람들 피해입으니까 닥치고 있어라는 아니지.


그 섬 주민들은 그 어리고 힘없는 여교사가 유린당할동안 '방조'한 죄가 있는거 아닙니까.


시골문화 뻔해요.

꼰대같은 아저씨들이 어허! 윗사람이 주는데 그런거 거절하는건 예의가 아니야!

이거 아랫사람이 들으면 무슨생각이 드는지 아세요?


너 내가주는거 안받으면 재미없을건데? 하는 협박으로 들립니다.


당신들이 예의라고 주장하는 그것들 대부분이. 당신들 편하라고 있는거라구요. 

왜 남의집 귀한 자식이 당신들 술시중을 들어야 하는데요.


우리가 당신네들에게 분노하는건... 당연히, 있어서는 안되는 사건이 일어난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당신들의 그 뻔뻔한 말 한두마디 때문입니다.. 그놈들이 그런걸 왜 우리한테 그래가 아니에요..


보통 섬에 외지인은 관광객(낚시꾼 등..)을 제외하면 거의 없잖아요.

그 작은 섬.. 사실상 다 가족인거 다 알아요.

지역의 특수성 때문에 다같이 똘똘 뭉치는거 알아요.


그냥 시골만 가도 마을을 보면 대부분 집성촌이고, 세대가 거슬러 가면서 옆마을과 섞이고, 그러면서 두개 마을이 서로 친척이 되고.

당연히 내 오촌쯤 되는놈이 사고치면, 이왕이면 감싸주고 싶겠죠. 따지면 남도 아니고.


근데 이건 좀 틀려요.

자.. 이런 말도안되는 일이 벌어졌어요.

그러면, 기본적으로 동네사람들이 더 분노를 해야죠.

저놈이 그런놈인줄 몰랐다, 말도 안된다. 어떻게 학부형이 교사를 성폭행 할 수가 있냐. 하면서 같이 분노해야죠.

막말로 섬에서 힘들게 키운 딸래미가 육지에 좋은학교 보내놨더니 윤간당했다고 하면 당신네들 다들 젊은사람들이 그럴수도 있지 하면서 허허 웃고 넘길건가요?


뻔해요. 시골에서 순진하게 자란 내 딸래미를 육지에 그 나쁜놈들이 억지로 그런거다. 그새끼들은 죽일놈들이다. 들고일어서겠죠.


우리가 분노하는게 그거에요.

당신네들이 반성하고 변화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우리도 당신들 일부의 잘못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거 아닌가요?


전부다 그런게 아닌거. 다 알아요. 그런데, 젊은것들이 그럴수도 있다거나 여자가 꼬리치면 그럴 수 있다거나 하는건 무슨 개도 안믿을 소립니까.

그래도 안되는겁니다. 

오히려 주민들이 그렇게 반응하니 불매한다는 말이 나오죠.


앞으로 전남지역 외진 섬마을은 이 이미지를 벗어나려면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겁니다.


지자체나 단체들이 나서서 한다고 될 일이 아니에요.



이슈가 된 것은 바람직 합니다만, 이 일로 인해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되는 일은 절대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발..